법률정보/2. 형사법 115

사인이 제출한 녹음파일 사본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문제된 사건

최근 대법원(2025. 2. 27. 선고 2022도1864)은 사기 및 무고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본 사건은 피해자가 제출한 녹음파일 사본의 증거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큰 쟁점이 되었다.​​1. 사건의 개요​(1) 공소사실검찰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거액의 현금을 편취하였으며, 피고인 2가 변제받은 차용금을 받지 않은 것처럼 허위 고소를 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기망행위를 입증할 증거로 다수의 녹음파일을 제출하였다.​(2) 원심의 판단원심은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이 제시한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피해자가 제출한 녹음파일의 원본이 현존하지 않으므로, 복사 과정에..

부동산 경매에서 허위 임차권 신고를 한 자에 대하여 경매방해죄와 사기미수죄가 성립하는가?, 대법원의 판결은?

부동산 경매에 참여하려면 다양한 법적 절차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허위 임차권을 신고하여 경매 절차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법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2022도3103)이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건을 다뤘습니다. 이 판결을 통해 경매방해죄와 사기미수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허위 임차권 신고, 사기미수까지?​이 사건의 피고인은 2018년, 통영시의 한 부동산 경매에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임대차계약을 근거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했습니다. 피고인은 부동산을 보증금 2,000만 원에 임차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 이는 허위였습니다.이를 통해 피고인은: ✔ 경매절차에 영향을 주려 했고 ✔ 배당금을 편취하려..

공갈미수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볼 수 있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 : 성폭력 피해자가 하는 합의금 요구의 정당성 인정

사건 개요​대법원(2024도3794)은 공갈미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준강간상해죄로 고소하기 전 합의금을 요구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공갈죄의 해악의 고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합의금 요구가 정당한 권리 행사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검사가 공갈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유죄 판단은 무죄추정 원칙 및 증거재판주의에 위배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사실관계​피고인은 피해자와 지인 관계로, 2021년 9월 14일 평택시 소재 모텔에서 함께 투숙하였습니다. 이후 9월 21일, 피고인은 피해자를 준강간상해죄로 경찰에 고소했..

2020년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행사하는 모든 도급인에게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

사건개요​대법원(2023도14674)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하였다. 피고인 2 공사는 항만시설 유지·보수를 수행하며 도급공사를 관리한 사업자로,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행사하였으므로 도급인으로서의 법적 책임이 인정되었다. 피고인들은 중량물 취급 및 추락방지 조치를 미이행하여 근로자 사망을 초래하였으며, 이후에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도급인의 책임이 확대되었음을 명확히 하며, 원심의 법리 오해를 지적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사실관계​피고인 2 공사는 항만시설의 신설, 개축, 유지, 보수 및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사업주이며, 피고인 1은 해당 공사의 대표로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이다.이들은 ‘2020년 ○○항 ..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자의 공모와 고의 여부를 판단한 판결

대법원 2024도10101 사기 등 사건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면서 사기, 문서위조, 금융실명법 위반 등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원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비정상적인 채용 과정과 현금 수거 절차를 거치면서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위조 문서 사용, 타인 명의 계좌 송금 등 이례적인 업무 방식은 피고인이 범죄에 연루되었음을 인식할 수 있는 정황으로 보았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공모와 고의 여부는 간접적 사실과 정황을 종합해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원심 판단에 논리적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사건 개요​피고인은 2022년 초, ..

로그인 되어 있는 배우자의 계정을 동의 없이 이용한 행위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에 해당

최근 정보통신망 이용 관련 법률적 경계와 디지털 공간에서의 권리 보호 문제를 다룬 중요한 판결(2021도5555)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1. 사건 개요 피고인은 2018년 6월, 배우자와 공동으로 사용하던 노트북에서 배우자의 구글 계정이 로그인된 상태를 발견했습니다. 이 계정을 통해 사진첩을 열람하고 일부 사진을 다운로드하거나 공유 설정을 변경한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피고인은 배우자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이러한 행위를 했습니다.피고인은 비밀번호를 알지 못했지만, 이미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이를 위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2. 법적 쟁점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는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여기서 '정당한 접근 권한'이란 무엇인지,..

아동학대 혐의, 무죄 판결의 이유는? 판례 분석과 법적 쟁점

이 사건은 춘천지방법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 대한 재판(사건번호 2024고합26)입니다. 이 판결은 2024년 9월 27일에 선고되었으며, 피고인은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와 판결의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23년 6월 26일 춘천시 ○○아파트의 공부방에서 발생한 신체적 학대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아동 B(6세,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남아)를 교육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아동이 수업 중 갑자기 울며 소리를 지르자, 피고인은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리적인 행동을 취했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아동의 뒤에서 한 손으로 피해아동의 입을 막고,..

불법원인급여(노동조합 탈퇴 대가 지급) 반환 거부는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

이번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최근 서울북부지방법원의 횡령 사건 판결(2023고단2783)을 다루겠습니다. 이 사건은 매우 흥미로운 사안으로, 불법원인급여와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1. 사건 개요 피고인 A는 도서출판 D의 대표이사이며, 사건은 주식회사 B의 대표였던 C과 피해자 F 간의 금전 거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C는 자신의 주식회사 B를 사모펀드 E에 매각한 후, 노동조합 G의 반발을 겪게 됩니다. 당시 노동조합 G의 지회장이었던 피해자 F는 회사의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을 우려하며 노숙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퇴사하는 과정에서, C와 피해자 F는 피고인 A를 중재자로 하여 금전 합의에 이릅니다. 이 합의에 따라 C는 피해자에게 2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고, 피고인은 이 ..

업무상 횡령과 불법 영득 의사: 대법원 판결 완벽 분석 (피고인이 공동사업 자금을 일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상 횡령죄로 기소된 사건)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대법원 판결(사건번호 2024도6728)에서 다룬 업무상 횡령 사건을 중심으로, 사건의 주요 쟁점과 관련된 법적 개념을 설명하고, 해당 판결의 의미를 풀어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피고인은 건설 관련 컨설팅업을 운영하며 피해회사와 오피스텔 신축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회사 명의의 계좌를 관리하던 중, 피해회사 허락 없이 약 2억 2천만 원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아들 명의의 계좌로 이체한 후 일부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이에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2.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차이 원심에서는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돈을 공동사업자금으로 관리해야 했지만, 일부 자금을 사업과 무관한 목적으로 사용한 점에서 업무상 횡령이 인..

진실이 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공공의 이익 : 판결서 배포 등에 의한 명예훼손 사건에서의 대법원 판결(2019도13404)

1. 사건 개요 당해 사건은 피고인이 어떤 사람(이하 피해자)에게 명예훼손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건입니다. 피해자는 두 명이었고, 각각 상해, 모욕, 명예훼손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특히 명예훼손 부분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업무상 보관하던 자금을 횡령하여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즉,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횡령 유죄 사실을 알리기 위해 횡령 사건 판결문의 사본을 배포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2017년 9월 5일, 전주시의 한 식당 출입구에서 임시총회에 참석하러 들어오는 조합원 60여 명에게 "피해자가 공소외 3 사장이랑 같이 회삿돈을 다 해먹었다"라는 말과 함께 해당 판결문 사본을 배포하며 피해자의 횡령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