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춘천지방법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 대한 재판(사건번호 2024고합26)입니다. 이 판결은 2024년 9월 27일에 선고되었으며, 피고인은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와 판결의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23년 6월 26일 춘천시 ○○아파트의 공부방에서 발생한 신체적 학대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아동 B(6세,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남아)를 교육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아동이 수업 중 갑자기 울며 소리를 지르자, 피고인은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리적인 행동을 취했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아동의 뒤에서 한 손으로 피해아동의 입을 막고, 다른 손으로 뒤통수를 잡아 앞뒤로 여러 차례 흔들었습니다. 이후에도 양손으로 피해아동의 어깨를 강하게 눌렀다고 합니다. 검찰 측은 이러한 피고인의 행동이 아동복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체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가 피해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가하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아동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사건 당시 피해아동을 달래기 위한 행동이었으며, 학대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피해아동의 뒤통수를 받치고 입술을 두드리며 달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피해아동의 어머니 C가 베란다 밖에서 이를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이 학대행위로 해석된 것에 대해 억울함을 표명했습니다.
3. 법원의 판단(국민참여재판)
법원은 여러 증거와 진술을 종합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해아동의 어머니의 진술의 신뢰성: 피해아동의 어머니 C는 사건 당시 공부방 밖에서, 정확히는 베란다 바깥쪽에서 아동의 행동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그녀가 전화 통화 중이었다는 점과 사건의 전 과정을 모두 보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그녀의 진술이 일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사의 진료 소견서의 한계: 피해아동을 진료한 의사 D는 2023년 6월 30일에 작성한 소견서에서 아동학대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는 어머니 C의 진술에 의존한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독립된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후속 행동: 사건 이후 피고인은 어머니에게 사과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지만, 법원은 이를 범죄를 인정한 것이 아닌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았습니다. 피고인은 보호자가 걱정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도의적으로 사과했을 뿐, 학대행위를 시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본 사건에서 참조된 판례는 대법원 2017도1549 판결입니다. 이 판례는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한 바 있습니다. 즉,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명백하지 않을 경우, 피고인의 주장에 일관성이 있거나 증거가 부족하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이 판례를 인용하여, 피고인이 학대행위를 했다는 점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4. 결론
이 사건은 아동학대 혐의가 제기되었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형사사건에서의 증거 부족으로 인한 무죄 판단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부모나 목격자의 진술이 사건의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법적인 한계를 잘 보여줍니다. 본 판결은 아동학대 사건에서 증거의 중요성과 정확한 판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이두철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