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마스크 제조 설비에 대한 관심과 거래도 급증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사건은 마스크 제조 기계를 구매한 A사가 해당 기계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며 14억 5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기계 성능 논란을 넘어서 계약 해석, 하자담보책임, 손해배상 예정 조항의 감액 등 다층적인 법리를 담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 사건 개요
- 원고: 주식회사 A (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 판매업체, 구 E사)
- 피고: B (마스크 기계 제작·납품 개인사업자), C (B의 배우자이자 공동영업자), D (프리랜서 협조자)
- 쟁점: 계약 해제 여부, 하자담보책임, 손해배상 예정의 감액 가능성
📝 사실관계 요약
- 2020년 5월, A사는 피고들로부터 분당 80장의 마스크 생산이 가능한 기계 4대를 8억 4천만 원에 구매.
- A사는 6억 4천만 원을 선지급하고 2020년 7월경 기계 인도받음.
- 하지만 A사 주장에 따르면 기계 성능이 기대치(분당 80장)에 미치지 못해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했고, 이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함.
⚖ 주요 법리 판단
1. 계약 해제 주장은 기각
A사는 하자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 책임을 근거로 계약 해제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기계의 성능(분당 80장)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다음 사정들을 들어 해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기계는 계약 후 수개월간 정상적으로 사용되었고, A사는 2020년 10~11월에 약 250만 장 이상의 마스크를 생산.
- 기계 하자가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거나 회복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
- 감정 결과도 기계가 분당 40~45장 정도 생산은 가능하다고 분석.
👉 요약: 성능 미달이 계약 목적 달성 불가능 수준은 아니므로 계약 해제 불인정.
2. 하자담보 및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인정
기계에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하자들이 발생한 점은 인정되었습니다.
- 귀끈 융착, 컷팅, 초음파 문제 등 잦은 고장
- 실제 기계 작동 중지 상황 발생
이로 인해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성능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었고, B, C는 제작·납품자로서 하자담보 또는 불완전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봄.
👉 D에 대해서는 계약 당사자 증거 부족으로 책임 부정.
3. 손해배상 예정 조항의 감액
계약서에는 피고들이 계약을 위반할 경우, A사가 지급한 금액의 150%를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조항이 다음 사정으로 인해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A사도 기계를 사용해 상당한 이익을 이미 취득함
- 실제 하자는 있으나 기계 사용 불능은 아님
- 손해는 실질적으로 기계 교환가치 하락 정도로 한정됨
따라서 870,000,000원의 청구액을 30%로 감액하여 261,000,000원을 인정.
🧑⚖ 판결 요약
- 피고 B, C는 연대하여 2억 6천 1백만 원 배상 (지연이자 포함)
- 계약 해제 주장은 기각
- 피고 D에 대한 청구도 기각
- 손해배상 예정 조항은 감액 인정
📌 결론 및 시사점
이 사건은 계약서 작성 시 성능 기준 등 주요 계약 내용을 명확히 명시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당사자 간 의도된 사항이라 해도 문서화되어 있지 않으면 법적 해석 시 인정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손해배상 예정 조항도 무조건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실제 손해와의 비례성, 형평성이 핵심 기준이 된다는 점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