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법정
* 등장인물 : 판사, 원고, 원고 변호사, 피고, 피고 변호사
판사: 자,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사건은 원고 원고와 피고 피고 간의 임대료 및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원고 측 변론 시작하시죠.
원고의 변호사: 존경하는 판사님, 저희 의뢰인 원고는 2018년 8월 1일 피고 피고에게 공장을 임대해 주었습니다.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320만 원이었죠. 하지만 피고는 월세를 연체했고, 2020년 10월 22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피고는 임대료 연체뿐 아니라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도 해야 합니다.
판사: 피고 측 반론 시작하세요.
피고의 변호사: 존경하는 판사님, 피고 피고는 월세 연체에 대해선 일부 인정합니다. 그러나 화재는 피고의 잘못이 아닙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임대차 계약 기간 중 월세를 270만 원으로 감액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원고: (격앙된 목소리로) 하지만 피고, 당신이 연체한 월세만 해도 엄청나다고!
피고: (침착하게) 원고, 그 감액 합의는 당신도 동의한 거잖아. 그리고 화재는 내 잘못이 아니야. 내가 일부 복구까지 했다고.
판사: (손을 들어 양쪽을 진정시키며) 조용히 하세요. 계속하시죠, 원고 측.
원고의 변호사: 피고의 연체된 월세는 7개월 치로, 1,890만 원입니다. 보증금 1천만 원을 제외한 890만 원을 아직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3,062만 5천 원입니다. 피고는 이를 배상해야 합니다.
피고의 변호사: 피고는 화재 이후 일부 복구를 위해 비용을 지출했고, 화재의 구체적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원고가 운영하던 세탁공장에서 미세 화종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피고의 책임을 전부 지우는 것은 부당합니다.
판사: 양측의 주장을 잘 들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피고는 연체된 월세 890만 원과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금 1,837만 5천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
<해설>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 종료 당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로 인하여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8690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사례(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3가단2515 임대료 등)에서 법원은,
피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공장 화재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범위는 임대차 목적물인 이 사건 공장을 원상복구 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라고 할 것인데, 화재로 인한 이 사건 공장의 원상회복비용이 30,625,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공장 화재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점, 피고가 이미 이 사건 공장을 원상회복하기 위하여 비용을 일부 지출한 점, 미세 화종에 의해 섬유 분진에 착화되어 발생한 화재라면 피고 이전 이 사건 공장에서 세탁공장을 오래 운영해 온 원고 역시 일부 기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공장 시설의 감가상각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생긴 모든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부당하므로,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8,375,000원(= 30,625,000원 × 60%)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고 판시하였다.
변호사 이두철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