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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정리하기) 두려움 없는 마음(2)

법률정보/7. 내맘대로정리하기

by 이두철변호사 2021. 11. 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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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마음

- 툽텐 진파 지음, 임혜정 옮김

 

낮은 자기 자비로 인해 치르는 대가

 

현대 사회는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존중한다. 물론 여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리적 비용이 든다. 상호 의존적인 공동체적 삶의 형태를 벗어나면서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찾아야 하며 자신이 이룬 성과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가 결정되는 상황에 놓였다.

 

지금과 같은 경쟁적 환경에서 어느 정도 일에 집중히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만 지나친 경우도 너무 많다. 언젠가 뉴스에서 한국 정부가 방과 후 개인 교습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수업은 12시 이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니 실로 무시무시한 이야기다.

 

성과에 대한 집착은 타인에 대한 무감각과 성급함, 심지어 오만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상대방이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는 그러한 경향이 더 심해진다. 자기 자비가 부족하면 스스로에 대해 혹독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하면서 몰아붙이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고실패하면 남에게 인정 받거나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된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자꾸 묻는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는 걸까? 왜 나에게 좋은 일이 일어 나는 거지? 나는 정말 사랑 받을 자격이 있을까?” 어떤 이들은 이런 질문조차 하지 않고 자신에게는 자격이 없다고 단정해 버린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침울해 한다. 자신에게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좋은 일이 생긴 대가로 뭔가를 지불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전전긍긍한다. 사람들은 자기 삶의 아주 작은 부분조차도 그냥 되는 대로 내버려 두지 못한다. 자기 삶의 통제권을 잃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면서도 나쁜 일이 생기면 스스로를 비난한다.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손에 꽉 쥐고 있는 것을 느슨하게 놓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워 끝도 없이 내면의 채찍을 휘두른다. 자기 자신을 끝도 없이 내모는 것, 이 얼마나 진 빠지는 일인가.

 

듀크 대학과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에 재학 중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개인의 자기 자비 지수와 부정적 경험에 대한 반응 간에 흥미로운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자기 자비 지수가 낮은 사람은 부정적인 경험을 한 후 나는 실패했어.’ 또는 내 인생은 이제 끝이야.’ 같은 절망적인 생각을 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학업, 운동 또는 사회적 영역에서 실패한 경험을 떠올리라고 했을 때 자기 자비 지수가 낮을수록 나는 실패자다.’ 또는 죽고 싶다.’ 같은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동료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들었을 때 화를 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더 흥미로운 점은 연구 참가자들이 짧은 발표(스트레스 유도률 위한 표준 실험실 시험)를 할 때 청중들이 자기 자비 지수가 낮은 참가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덜 보였다는 것이다. 참으로 잔인한 순환이 아닐 수 없다. 청중들은 발표자의 낮은 자기 자비심이 내뿜는 에너지를 포착하고, 청중들의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발표자는 마음이 더 위축되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가혹함은 보통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부정적인 경험을 했을 때 상황을 일반화해서 해석하는 경향이다. 즉 특정한 상황에서 실패와 좌절을 자신의 일반적인 상태로 규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상황에서 나에게 문제가 있다.’ 혹은 다시는 친구를 사귀지 못할 것이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그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분명하게 볼 수 있으면 상황을 더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객관적으로 이번 과제는 어려웠다.’ 혹은 그땐 좀 당황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나는 밍청하다.''패배자이 바보' 같이 자기 자신을 특정한 범주에 몰아넣는 경향이다.

 

타인에게는 자비롭고 이타적인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가혹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친구이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절대 관대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자식을 둔 부모처럼 다른 사람을 돌보아야 하는 사람에게서 이와 같은 현상이 지주 관찰되는데 그들은 타인에게는 사랑과 관심을 쏟으면서도 자기 자신의 욕구는 무시해 버린다. 밖에서는 사회정의를 위해 영웅적으로 헌신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가족에게 무관심하고 화만 내는 까칠한 사람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 방임은 현실 도피의 한 형태일 수 있으며, 타인을 무시하는 것보다는 스스로를 무시해 버리는 것이 더 쉽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것은 건강하지 못한 행태이며 심하면 소위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병적인 이타심과 같은 병적인 상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삶의 목적이 오로지 누군가에게 헌신하는 데 있다고 여긴다면 그 관계는 결국 파탄에 이르게 된다. 자신의 욕구를 계속 무시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점점 지치고, 에너지를 다 써 버린 듯한 무기력감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 및 사회 복지 분야의 일선에 있거나 타인에 대한 공감 수준이 높고 사회 정의감이 강한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나는데 이런 문제점을 깨닫지 못하면 결국에는 좌절하고 이용당했다는 비참한 느낌마저 들게 된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변호사 이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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