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기 매매계약을 둘러싼 분쟁에서 대구고등법원은 계약의 해제 여부, 부가세 지급의무, 손해배상 합의의 유효성을 중심으로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계약상 하자와 주된·부수적 채무의 구별, 손해배상 합의의 해석 등 실무상 유의미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사건 개요
- 원고(A)는 인쇄기계 제조업체, 피고(B)는 인쇄기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 양 당사자는 총 2억 9천만 원(부가세 별도)에 인쇄기(3Color 후렉소 프린타 등)를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서류상에는 부가세 포함 3억 3천만 원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세금계산서도 발행되었습니다.
- 이후 기계 하자 문제가 불거졌고, 원고는 부가세 3,300만 원을 청구(본소), 피고는 기계하자에 따른 계약 해제 및 원상회복, 손해배상금 등 2억 9천만 원 상당을 청구(반소)하였습니다.
⚖️ 법원의 판단 요지
1. 부가가치세 3,300만 원 지급 청구 (본소)
법원은 계약상 부가세 지급 약정이 명백하다고 보고, 피고가 부가가치세 3,3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는 기계를 설치하고 하자보수도 수행.
- 감정 결과, 일부 경미한 하자가 존재했지만 계약 목적 달성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하자는 아님.
2. 피고의 계약 해제 주장이 배척된 이유
피고는 기계의 설계상 결함 및 성능 미달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자 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1차, 2차 감정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하자는 사용자의 유지보수 미흡, 조작 미숙 등에 기인.
- 특히 인쇄속도 문제도 기계의 문제가 아닌 자동 공급 시스템 미비 및 인력 운용 방식의 문제로 판단.
3. PLC 프로그램·도면 미제공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기계의 유지보수에 필요한 PLC 프로그램, 전기도면, 기계도면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 해제를 주장했지만,
- 해당 의무는 계약서 및 견적서에 명시되지 않았고, 주된 채무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수적 채무로 판단.
- 따라서 해당 사유로는 계약 해제가 불가능하다고 판시.
4. 손해배상 합의와 관련된 청구
피고는 과거 합의서를 근거로 손해보전금 3,000만 원, 1일 3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주장했으나,
- 법원은 기계 성능 개선 및 오류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아, 해당 손해배상금 역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판결의 의미
이 사건은 계약 해제의 요건과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의 구분 기준, 그리고 기계 하자와 사용자 책임의 구분 등 민사계약 분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을 다뤘습니다.
특히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정 결과에 기반한 하자 판단이 계약 해제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 부가세 청구는 명시적 합의 및 세금계산서 발행 여부에 따라 인정 가능.
- 기계 납품 후 문제 발생 시 사용자 관리의 책임 여부도 면밀히 따져야 함.
✅ 결론
대구고등법원은 기계 성능상 중대한 하자가 없고, PLC 프로그램 등의 미제공은 계약의 본질적 내용이 아니며, 합의 조건도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는 일부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는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설비 매매계약과 하자 보수 및 분쟁 예방을 위한 계약 체결 시 유의사항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기계설비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나 법률가에게 유익한 판례입니다.
**이두철 변호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4년 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설비를 관리하며 기계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이제는 변호사로서 기계와 법률을 접목시키며, 두 분야의 전문가로서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