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제36민사부는 2023년 2월 15일, 물품대금 및 손해배상청구와 관련된 2020가합579441(본소) 및 2022가합534374(반소) 사건에서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A의 본소청구를 기각하고,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B의 일부 반소청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본 판결의 핵심 법리와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사건 개요
(1) 당사자의 지위
- 원고(반소피고): 철강가공설비 및 표면처리강판 생산설비의 설계 및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법인
- 피고(반소원고): 플랜트 엔지니어링 및 산업기계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법인
(2) 계약 체결 및 이행 과정
- 피고는 2019년 7월 30일, 인도 철강회사 C와 미니 스팽글(Mini Spangle) 제어장치를 제작 및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함.
- 피고는 2019년 9월 20일, 원고와 제작물공급계약 및 도면공급계약을 체결하여 원고가 제어장치를 제작하고 설계 도면을 제공하기로 함.
- 계약금액: 2,550,000 미국달러(기계 및 전기 장치에 대한 대금)
- 계약에 첨부된 기술사양서(2018.12.12. 최초 기술사양서)에 따라 장치를 설계 및 제작하기로 약정됨.
(3) 분쟁의 발생
- 원고는 2020년 1월경 기술사양을 변경하여 새로운 설계도면을 작성함.
- 피고는 이를 C에게 전달하였으나, C는 2020년 3월 11일 설계 및 업무 중단을 통보함.
- C는 2020년 4월 20일, 피고가 약정된 도면을 제공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원 계약을 해제함.
- 피고는 2020년 5월 26일, 원고의 도면 미승인 및 계약 위반을 이유로 대금 지급 거부를 통보함.
2.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기술사양 변경이 예정된 것이었으며, 피고의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잔대금 3,056,387,250원의 지급을 청구함.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함.
(1) 원고의 계약이행 여부
- 계약서에 따르면 원고는 최초 기술사양서에 따라 설계 및 제작할 의무가 있었음.
- 원고는 승인 없이 고전압장치를 배제하고 순수 분사 방식을 적용하여 설계 변경을 진행함.
- 감정 결과, 기술 변경이 본질적인 제조 공법을 바꾼 것으로 평가됨.
- 원고는 피고 및 C의 명확한 승인 없이 제작을 진행하였음.
(2) 피고의 계약위반 여부
- 피고는 변경된 기술사양을 C에 전달했으나, 이는 C의 최종 승인을 위한 절차일 뿐, 독자적으로 변경을 승인한 것이 아님.
- C는 변경된 기술사양을 거부하고 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피고가 대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음.
3.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758,190,453원을 청구하였으며, 법원은 일부를 인정하여 133,561,907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원고에게 부과함.
(1) 손해배상의 인정 범위
- 계약보증금 환수 손해: 359,123,272원 (C가 계약 해제로 몰취)
- 선급금 손해: 148,971,000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선급금)
- 피고의 손실 이익: 425,078,994원 (이행되었을 경우 기대 수익)
(2) 과실상계
- 피고는 원고의 기술변경을 인지하고도 조기 대응하지 않았음.
- 원고의 책임을 35%로 제한하여 손해배상액을 133,561,907원으로 조정함.
4. 법리적 시사점
(1) 계약의 명확성
- 본 사건은 계약상 기술사양 준수 및 승인 절차의 중요성을 보여줌.
- 수급인은 계약의 사양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으며, 발주자의 명시적 승인 없이 제작을 진행할 경우 대금 청구가 부정될 수 있음.
(2) 계약이행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 발주자(피고)는 수급인(원고)의 작업 진행을 면밀히 검토할 의무가 있음.
- 피고가 변경된 사양을 조기에 확인하고 조치했다면 일부 손실을 방지할 수 있었음.
(3)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은 잔존하며, 손해액 산정 시 계약이 정상 이행되었을 경우의 기대이익이 중요한 기준이 됨.
- 계약 상대방의 과실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조정할 수 있음(과실상계 원칙 적용).
5. 결론
본 사건은 기술 사양 변경에 대한 명확한 계약 해석과 계약 당사자의 의무 이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계약을 체결할 때 사양 변경 가능성과 승인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계약 해제 이후에도 손해배상 책임이 남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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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철 변호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4년 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설비를 관리하며 기계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이제는 변호사로서 기계와 법률을 접목시키며, 두 분야의 전문가로서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