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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기(ERW Tube Mill) 매매계약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수인의 계약해제 및 매매대금반환 청구를 인정한 판결

이두철변호사 2025. 2. 3. 17:44

사건 개요

인천지방법원 2021가합56694 손해배상(기) 사건 판결입니다.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C가 피고 주식회사 D를 상대로 제기한 조관기(ERW Tube Mill) 매매 계약 해제 및 대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1억 1,95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계약서상 명시된 ‘O.D 50.8mm’ 조관기를 공급하지 않고, 최대 직경 42.7mm 수준의 제품을 제공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조관기의 슬리브 파손, 용접 불량 등의 설계적 하자가 존재하며, 피고가 주장한 시운전 완료를 입증할 공식 문서도 부재한 점을 근거로 계약 이행이 불완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계약 해제가 정당하며,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지급받은 매매대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기초 사실관계

1.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C (자동차부품 및 용품 수출입업)
  • 피고: 주식회사 D (산업기계 제조 및 도소매업)

2. 계약 체결 및 주요 내용

2019년 11월 5일, 원고는 피고로부터 철강코일을 롤 성형하여 관 형태로 가공하는 조관기(ERW Tube Mill)를 7억 950만 원에 구매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품목: O.D 50.8mm ERW Tube Mill (중고수리품)
  • 대금 지급 조건: 계약금 5,950만 원, 잔금 6억 5천만 원
  • 납기 기한: 2020년 3월 30일까지
  • 하자 보증 기간: 납품 후 6개월

원고는 해당 조관기를 우즈베키스탄 법인 E에 공급할 계획이었으며, 이에 따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계약금 5,950만 원과 2021년 1월 4일 추가로 6천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조관기 하자 발생 및 계약 해제

1. 문제 발생 경과

  • 2019년 12월 15일 - 조관기가 우즈베키스탄에 도착
  • 2019년 12월 24일 ~ 2020년 1월 22일 - 시운전 시도 (전기 공급 문제로 정상 작동 불가)
  • 2020년 10월~12월 - 피고가 재차 시운전 시도 (슬리브 파손, 용접 불량, 속도 문제 등 지속적 발생)
  • 2021년 1월 11일 - 우즈베키스탄 법인 E, 조관기 하자로 인해 계약 파기 통보

2. 원고의 대응

이에 원고는 피고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 1억 1,950만 원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1억 1,95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주요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조관기의 규격 불일치

  • 계약서에는 O.D 50.8mm ERW Tube Mill을 공급한다고 명시됨
  • 감정 결과, 실제 공급된 조관기의 최대 직경은 42.7mm에 불과
  • 계약된 제품과 실물 간의 명백한 차이점이 존재

(2) 지속적인 하자 문제

  • 감정 결과, 슬리브 파손, 베어링 문제, 용접 불량 등의 결함 지속 발생
  • 조관기의 설계 결함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산이 불가능
  • 감정인의 결론: 구조적 문제로 인해 지속적 사용 불가

(3) 피고의 시운전 완료 주장 기각

  • 피고는 2020년 12월 시운전이 완료되었다고 주장
  •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음
  • 피고가 제출한 동영상에서 최대 직경 50.8mm 파이프 생산이 확인되지 않음
  • 시운전 완료를 증명할 공식 문서가 없음

(4) 계약 해제의 정당성 인정

  • 피고가 계약서상 명시된 규격을 충족하는 조관기를 제공하지 않음
  • 조관기의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계약 유지가 불합리함
  • 계약 해제는 정당하다고 판결

판결의 교훈

이번 판결은 계약상 명시된 제품 사양과 실제 제공된 제품이 다를 경우, 계약 불이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법적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계약 체결 시 제품의 구체적 사양 명확화

  • 계약서에 제품의 구체적 규격과 성능을 명확히 기재해야 함
  • 계약 사양과 다를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큼

(2) 중고 제품이라도 계약서상의 성능 보장 필요

  • 중고 제품일지라도 계약된 성능을 충족해야 함
  • 중고 기계라도 품질과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항 필요

(3) 시운전 완료 증빙 필수

  • 시운전 완료에 대한 공식 문서 및 증빙 자료 확보가 중요
  • 동영상 등으로 시운전 과정을 상세 기록하고 서류화할 것

(4) 하자 발생 시 신속한 법적 대응 필요

  • 하자가 발생하면 즉시 계약서 내용과 비교하여 대응
  • 법적 조치를 고려한 기록과 자료를 충분히 확보할 것

[에필로그]

(판결 선고 후 원고 C사 대표가 법원 건물 밖으로 나서며 휴대전화를 꺼낸다. 한숨을 쉬며 피고 D사 대표에게 전화를 건다.)

📞 피고 (D사 대표): 여보세요.

📞 원고 (C사 대표): 네, 대표님. 방금 법원에서 판결 선고를 받고 나왔습니다. 법원이 저희 손을 들어줬습니다. 피고 측에서 저희에게 1억 1,950만 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어요.

📞 피고: (잠시 침묵 후 격한 반응) 뭐라고요? 그게 말이 됩니까? 아니, 이건 완전히 잘못된 판결이에요!

📞 원고: (침착하게) 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만큼, 이제 그에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제까지 판결금을 지급할 계획이신지요?

📞 피고: (격앙된 목소리) 절대 못 줍니다! 우리 쪽 주장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고, 감정 결과도 엉터리였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요!

📞 원고: (차분하게) 판결이 이미 내려졌습니다. 만약 이의가 있으시면 정식 절차에 따라 진행하시면 되겠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법원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 피고: (격분) 항소할 겁니다! 이 판결 인정 못 해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 원고: 항소는 피고 측의 권리지만, 현재 판결에 따른 지급 의무도 있습니다. 항소 여부와 별개로, 우선 판결금을 지급해 주셔야 합니다.

📞 피고: (단호하게) 절대 지급 못 합니다. 법원에 다시 가서 따질 거니까 기대하지 마세요!

📞 원고: (한숨) 알겠습니다. 그럼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습니다.

📞 피고: (버럭) 맘대로 하세요! 하지만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전화가 끊긴다. 원고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법원 방향을 바라본다.)

**이두철 변호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4년 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설비를 관리하며 기계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이제는 변호사로서 기계와 법률을 접목시키며, 두 분야의 전문가로서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