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5. 기계

★기계공학 전공 변호사★ 공급업체의 귀책사유로 일회용 용기 제작 기계의 하자 있음을 인정하여 매수인의 계약해제를 인정하고 공급업체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사례

이두철변호사 2020. 7. 4. 19:21

1. 기초사실

 

원고 : 기계 공급업체

피고들 : 도시락 등 발포성수지제 1회용 용기 제조 판매업자

 

(1) 피고 박00은 1987.경부터 00기업이라는 상호로 도시락 등 발포성수지제 1회용 용기의 제조ㆍ판매업을 영위하여 오던 중 공장을 신축ㆍ확장하기 위하여 1991. 11. 10.경 피고 유00로부터 그의 아들인 선00, 유00의 소유로 등기되어 있는 포항시 ○○구 ○○읍00리 00대지와 같은 리 00답 등 2필지 토지 합계 724평을 매수하고 시설자금 대출의 편의상 위 토지의 소유 명의자인 위 유00 앞으로 00산업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1992. 5. 1. 위 공장의 신축공사를 착수하여 이를 시행하다가 자금사정이 어렵게 되어 그 해 12. 26. 피고 유00와 위 용기의 제조ㆍ판매업을 동업하기로 하였다.

 

(2) 피고 박00은 1992. 1. 10. 원고와의 사이에 위 용기의 생산에 필요한 진공성형기 1대, 유압프레스기 2대, 밴딩기 1대 및 유압크리프트기 1대(이하 ‘이 사건 각 기계’라 한다.)를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대금은 신품가격을 기준으로 금 214,500,000원으로 정하여 그 해 4. 20.까지 이 사건 각 기계의 설치와 동시에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위 공장의 신축공사가 지연되는 바람에 이 사건 각 기계의 설치를 미루어 오다가 그 해 12. 9. 원고, 위 유00과의 합의에 의하여 위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을 사업자등록명의자인 위 유00으로 변경하면서 1993. 3. 31.까지 이 사건 각 기계를 인수하고, 그 대금 중 금 200,000,000원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기계시설자금을 대출받아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이하 위 변경된 매매계약을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3) 피고 박00, 유00는 1993. 3. 30. 이 사건 각 기계 대금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면서 원고에게 위 신축공장에 이 사건 각 기계를 설치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는 그 달 31. 피고 박00으로부터 계약금조로 소외 박00 발행의 액면금 20,000,000원짜리 약속어음 1장을 교부받고 위 신축공장 내에 이 사건 각 기계를 설치하였다.

 

(4) 이 사건 각 기계 중 진공성형기와 유압프레스기는 1990.경 서울 소재 00기계에서 제작된 것으로서 원고가 1991. 8.경 이를 매수하여 원고의 대구 공장과 충북 보온 공장에서 보관하다가 1993. 2. 중순경 대구 서구 00동 소재 무림기계에 의뢰하여 가이드 레일(guide rail)의 동파이프 2개 교환, 기계도색 등의 수리(수리비 금 4,325,000원 상당)를 한 후 위 신축공장에 설치하였는데, 설치 당시 아래와 같이 결함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매우 낡은 상태였다.

 

(가) 유압프레스기는 녹이 슬어 있었고, 유압탱크 속에는 기름 약 5말 정도가 차있었으나 물이 약 40% 정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위 물은 위 기계를 장기간 가동함으로써 공기 속의 수분이 응집되어 모인 것으로 보인다.

 

(나) 진공성형기는 콘덴서(condenser, 축전기) 10여개, 전기히터, 유압유니트 속에 내장되어 있는 고무링 등이 파손되어 있었고, 발포성소재를 열처리하는 과정에서 열에 의해 녹아내린 원자재 찌꺼기가 많이 쌓여 있었으며, 대부분 전자개폐기의 접점이 전기아크로 인하여 손상되어 있었고, 컨베이어체인을 유도하는 가이드 레일이 섭동마찰에 의하여 닳아 있었으며, 유압전달기의 수직가이드 후레임이 마모가 심한 상태였다.

 

(5) 피고 박00, 유00, 선00, 유00(이하 피고등이라 한다.)은 1993. 4. 7.경 이 사건 각 기계를 작동하여 보았으나 위와 같은 결함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원고에게 그 수리를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유압프레스기를 완전히 교체하고, 소외 김00 등 위 무림기계 직원 2 내지 3영으로 하여금 그 해 6. 22.까지 5-6 차례에 걸쳐 진공성형기의 컨베이어체인 가이드 부분과 유압유니트 속에 내장되어 있는 고무링 및 배관라인 등을 수리하게 하였으나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그 후 피고 등이 서울 영등포구 00동 00소재 소외 이00경영의 00정밀에 의뢰하여 이 사건 각 기계를 점검하여 본 결과, 이 사건 각 기계는 중고품으로서 정상작동을 위해서는 온도계 25개, 절단기 1세트, 전기히터 11개, 전기박스 속의 전기스위치 3개 등을 교환하여야 하는데 그 비용으로 금 10,380,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드러났다.

 

(6) 피고 유00는 1993. 5. 25. 중소기업은행 포항지점으로부터 기계시설자금을 대출받고자 한국감정원 포항지점에 이 사건 각 기계의 시가감정을 의뢰하였다가 그 직원인 소외 박00으로부터 감정을 위해서는 기계 상태가 양호하고 제작내역 및 제작대금 등을 증명할 수 있는 견적서, 세금계산서, 설계도면, 세부사양서, 입금표 등의 서류가 구비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각 기계 중 진공성형기는 제작된 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된 기계로서 주장치인 가열부(히터 박스), 성형부(유압실린더), 동력전달장치(배전반) 등의 상태가 조잡ㆍ불량하고, 위 각 서류들 중 카탈로그(catalogue)만 제출되었는데 그 카탈로그도 위 진공성형기를 제작한 00기계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소외 신00 밑에서 만든 유사기계의 카탈로그이었기 때문에 감정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듣고 원고에게 위 각 서류를 제출하여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위 각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여 위 감정신청이 반려되었다.

원고도 그 해 6.경 위 감정원에 이 사건 각 기계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감정하지 못하였는데, 피고 유00는 그 해 8.경 중소기업은행의 요구로 이 사건 각 기계에 대한 재감정신청을 하였으나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위 재감정신청도 반려되었다.

 

(7) 피고 유00는 위 진공성형기 등이 수차에 걸친 수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작동되지 아니하자 1993. 6. 29. 소외 00정밀에 새로 진공성형기 1대, 유압프레스기 1대, 분쇄기 1대, 주행절단기 1대의 제작을 금 143,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의뢰해서 그 해 7. 22.경 위 각 기계를 인도받아 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8) 한편 위 계약금조로 교부된 위 어음이 그 지급기일인 1993. 6. 29. 지급거절될 것으로 예상되어 피고 박00의 부탁으로 원고가 위 어음의 발행인인 위 박00의 농협중앙회 영덕군지부의 예금구좌에 금 20,000,000원을 입금함으로써 위 어음은 그 지급기일에 정상적으로 지급되었는데, 그 결과 원고로서는 위 계약금도 지급받지 못한 셈이 되었다.

 

(9) 위 유00은 이 사건 매매계약상의 매수인으로서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기계를 신품가격으로 매수하였는데 그 중 진공성형기와 유압프레스기는 중고품일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결함이 있어 여러 번 수리하였음에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또 원고가 위 유00에게 위 기계시설자금을 대출받는 데에 필요한 견적서, 세금계산서, 설계도면, 세부사양서, 입금표 등의 서류를 교부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1993. 7. 10.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10) 원고는 1993. 10. 15. 피고 유00, 위 유00을 상대로 하여 대구지방법원 0000호로 이 사건 각 기계의 인도소송을 제기하여 1994. 5. 19. 승소판결을 선고 받고 그 해 6. 3. 그 판결에 기한 인도집행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기계를 반환받게 되었다.

 

2.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유00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기계를 신품가격으로 매수하면서 그 대금 중 금 200,000,000원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을 대출받아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이 사건 각 기계 중 진공성형기와 유압프레스기는 중고품으로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결함이 있어서 수차에 걸친 수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또 원고가 위 유00에게 기계시설자금을 대출받는 데에 필요한 견적서, 세금계산서, 설계도면, 세부사양서, 입금표 등의 서류를 교부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위 유00이 기계시설자금을 대출받을 수 없게 됨으로써 이 사건 매매계약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의 위와 같은 귀책사유를 이유로 한 위 유00의 1993. 7. 10.자 해제의사표시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반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위 유00 등의 매매대금의 지급지체를 이유로 한 원고의 1993. 10. 20.자 해제의사표시에 의하여 해제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원고는 손해배상으로 계약금, 기계설비비, 외주제조·가공비를 청구하고 있는바, 그 각 항목에 대하여 판단하면 다음과 같다.

 

(계약금)

원고는, 피고 등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이 피고측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계약금 상당인 금 20,000,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해제되었음은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기계설치비 등)

원고는, 이 사건 각 기계를 대구에서 포항까지 운반하여 이를 설치하였다가 피고측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었기 때문에 다시 이 사건 각 기계를 해체하여 포항에서 대구까지 운반함으로써 운임, 설치비 등 합계 금 1,313,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 등에 대하여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한 원고의 위 주장도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외주제조·가공비)

원고는, 이 사건 각 기계를 피고 등에게 인도한 1993. 3. 31.부터 이를 반환받은 1994. 6. 3.까지 사이에 소외 00발포, 00산업, 00화학 등에게 발포성수지제 1회용 용기의 제조ㆍ가공을 의뢰하고 그 제조ㆍ가공비로 금 153,718,053원을 지출하였는바, 원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처음부터 피고 등에게 인도하지 않았거나 인도하였더라도 ○○시 ○○면이 사건 각 기계를 이용하여 직접 위 용기를 제조ㆍ가공함으로써 그 제조ㆍ가공비를 지출하지 않았을 것인데 피고 등이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된 뒤에도 즉시 이 사건 각 기계를 즉시 반환하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원고는 그 제조ㆍ가공비 금 153,718,053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 등에 대하여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각 기계를 처음부터 피고 등에 인도하지 않았거나 인도하였더라도 ○○시 ○○면이 사건 각 기계를 이용하여 직접 위 용기를 제조ㆍ가공함으로써 그 제조ㆍ가공비를 지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은 ① 이 사건 각 기계 중 위 진공성형기와 유압프레스기는 낡은 중고품으로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결함이 있어서 수차에 걸친 수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점, ②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원고는 위 용기 제조용 발포성수지원단을 제조ㆍ판매하는 업체로서 위 용기 자체를 제조ㆍ판매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1991. 8.경 이 사건 각 기계를 위 00기계 등으로부터 매수하여 1993. 3. 31. 피고 등에게 인도할 때가지 약 1년 7개월 동안 이를 판매용으로 보관하였을 뿐 이 사건 각 기계를 이용하여 직접 위 용기를 제조ㆍ판매한 적이 없는 점, ③ 위 외주제조ㆍ가공비 상당의 손해는 통상손해라기보다는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라 할 것인데, 피고 등이 위와 같은 특별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한 원고의 아무런 주장ㆍ입증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인정할 수 없다.

요컨대, 이 사건 기계가 그 자체의 결함으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아니하고, 원고는 피고측에 매도하기까지 이를 보관만 하였지 가동한 적이 없었다면, 계약해제 후 그에 따른 이 사건 기계의 반환이 피고측의 귀책사유로 지체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그 가동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던 사정에 있었을 뿐더러, 피고들로서는 원고 주장의 사정을 알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 청구 전부 기각

 

 

(참조판례)

대법원 1998. 5. 29 선고 96다41106 판결 [손해배상(기)]

<변호사 이두철>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였고, 졸업 후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엔지니어로 14년간 근무하였고,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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