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2024년 11월 14일 대법원(2021다289399)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원고와 피고는 공동으로 기술정보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해당 정보를 사용했으나, 영업비밀성을 유지하며 사용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피고는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해 기술정보를 보호하려는 조치를 취했고,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입힐 의도가 없었다고 봤습니다. 이에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사실관계
1. 계약과 기술정보 제공 배경
- 소외 1 회사는 소외 2 회사로부터 진공이송시스템(VTS)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 도면을 제공받았습니다. 이후 소외 2 회사는 해당 기술 도면을 원고에게 제공하였고, 원고는 이를 바탕으로 일부 수정 도면을 작성해 제작에 사용했습니다.
- 원고는 소외 2 회사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해당 기술정보를 사용했습니다.
2. 피고와 원고 간 계약
- 피고는 원고와 계약을 통해 66대의 제품 중 1차분(23대)을 원고에게 발주했습니다. 계약에서는 상호 간 기술자료 등 업무상 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했습니다.
3. 영업비밀 침해 논란
- 원고는 1차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 문제로 나머지 제작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피고 거래업체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제품(43대)을 제작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가 자신이 보유한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판단 법리
1. 영업비밀의 정의와 귀속
- 대법원은 "영업비밀이란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되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정보"로 정의하며, 이번 사건에서 사용된 기술정보는 원고와 피고가 공동으로 보유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원고와 피고 간 해당 기술정보의 사용 범위 및 제한에 대한 별도 약정이 없었으므로, 피고가 이를 사용하는 데 원고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2. 피고의 행위와 영업비밀 침해 여부
- 피고는 원고와의 계약에 따라 기술정보의 비밀성을 유지할 의무는 있지만,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하거나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특히, 피고가 피고 거래업체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정보를 보호하려는 조치를 취했으므로, 피고의 행위가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3. 공동 보유 영업비밀의 사용 범위
- 공동 보유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영업비밀을 사용할 수 있지만, 영업비밀성을 상실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기술정보를 사용했으나, 영업비밀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제품 제작 및 공급을 진행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결 어
-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라)목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 이번 판결은 영업비밀의 공동 보유와 사용 범위에 대한 법적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사례로, 공동 보유한 영업비밀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영업비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영업비밀 침해를 판단할 때 행위자의 동기, 비밀 유지 조치 여부, 경쟁력 손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재확인하며, 기업 간 협업에서 명확한 계약의 중요성을 시사했습니다.
변호사 이두철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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