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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조합 대표자의 보증행위 책임, 개발조합의 불법행위책임 :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서 피해자의 악의 또는 중과실 인정 여부

이두철변호사 2024. 9. 6. 20:59

최근 대법원에서는 중요한 판결이 하나 내려졌습니다(2024다229343). 청주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사건에서 발생한 보증금 분쟁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도시개발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거래와 보증 관계를 둘러싼 법적 논쟁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사건의 배경, 주요 쟁점, 그리고 대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청주시 흥덕구에서 진행된 '청주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도시개발법에 따라 설립된 '청주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하 '피고')은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짓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개발조합의 대표가 원고인 한 회사와 연대보증계약을 맺고 자금을 차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원고 측은 피고의 대표자가 조합을 대표하여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한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고, 이번 대법원 판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2. 주요 쟁점

 

이번 사건에서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피고 대표자의 보증행위가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있는가? 피고 측은 도시개발법과 피고의 정관에 따라 조합이 자금을 차입하거나 보증을 서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총회의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원고 측은 피고 대표자의 행위가 조합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며 이를 문제삼았습니다.

 

둘째, 보증 계약에 대한 법인의 책임이 면제될 수 있는가? 원고 측은 피고가 조합의 대표자가 체결한 연대보증계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 측은 총회의결 없이 이루어진 계약이므로 원고가 이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했을 경우 법인의 책임이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두 가지 중요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첫째, 보증 계약의 법적 효력

대법원은 피고 대표자가 연대보증을 맺은 행위가 피고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외형상으로는 피고 대표자의 행위가 조합의 직무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증계약 자체는 효력을 가진다고 본 것입니다. 이는 과거 대법원 판례에서도 유사한 상황에서 인정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둘째, 법인의 손해배상책임 면제 여부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가 법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원고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고의 보증 계약이 총회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도시개발사업에 오랜 기간 참여해 온 전문가로서, 기본적인 법적 절차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었고,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었습니다.

 

4. 판례의 의의

 

이번 판결은 도시개발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증 계약의 법적 효력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특히 조합의 대표자가 외형상 직무와 관련된 행위를 할 때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보증계약의 상대방이 법적 절차를 충분히 인지하고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점도 명확히 하여, 법적 거래에서의 주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5. 다른 유사 판례와의 비교

 

이와 유사한 사례로, 과거 대법원 판례(2008다34711)에서도 법인 대표자가 직무와 관련된 외형적인 행위를 할 경우 법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번 판결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내려졌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원고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어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된 점은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6. 결론

 

이번 대법원 판결은 도시개발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거래와 보증계약의 법적 효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입니다. 특히, 계약 상대방이 법적 절차를 충분히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이번 판결은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서 중요한 판례로 활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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