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주요판결

[판례분석] 공매 절차에서 배분요구를 놓친 임금채권자, 부당이득반환 청구 가능할까?

이두철변호사 2026. 3. 29. 19:04

 

[판례분석] 공매 절차에서 배분요구를 놓친 임금채권자, 부당이득반환 청구 가능할까?

근로자가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의 재산이 공매로 넘어가면, 근로자는 우선변제권을 가진 채권자로서 배분을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국가(세무서)로부터 '배분요구를 하라'는 안내를 받지 못해 적기에 신청을 못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최근 대법원(2023다285438)은 이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1. 사건의 발단: 안내 누락과 배분 제외

소외 회사인 △△△ 주식회사가 사실상 도산하며 근로자(원고들)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회사의 부동산에 대해 공매 절차가 진행되었는데, 원고들은 법정 기한 내에 배분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세무서(한국자산관리공사)가 근로자들에게 '배분요구 종기까지 신청하라'는 사실을 안내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누락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배분에서 제외된 근로자들은, 자신들보다 후순위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배분받은 은행(피고)을 상대로 "우리가 받을 돈을 가져갔으니 돌려달라"며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원심의 판단: "절차적 권리 침해이므로 돌려줘야"

원심인 울산지방법원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세무서가 배분안내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들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했으므로, 비록 배분요구를 안 했더라도 적법한 채권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따라 후순위 채권자인 은행이 배분받은 것은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 대법원의 반전: "배분처분이 유효한 한 부당이득 아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근거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습니다.

  • 배분요구의 엄격성: 구 국세징수법에 따르면,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채권자라도 '배분요구 종기'까지 반드시 요구를 해야만 배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하지 않으면 배분권자가 될 수 없습니다.
  • 행정처분의 공정력: 공매 대금의 배분은 일종의 '행정처분'입니다. 따라서 배분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그 처분이 공식적으로 취소되거나 당연무효(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아닌 이상 그 효력은 유지됩니다.
  • 부당이득 성립 불가: 배분 처분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그 처분에 따라 돈을 받은 채권자의 이득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즉, 단순히 안내가 누락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부당이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4. 시사점: 절차 준수의 중요성

이번 판결은 국가 기관의 안내 누락이라는 잘못이 있더라도, 확정된 행정처분의 효력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재확인해 주었습니다. 결국 근로자로서는 국가의 안내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매 절차를 모니터링하고 기한 내에 배분요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임금체불이나 공매 배분 절차에서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겪고 계신다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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