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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신축으로 인한 일조권 침해, 시행사의 손해배상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이두철변호사 2026. 3. 22. 10:37

 

[판례분석] 아파트 신축으로 인한 일조권 침해, 시행사의 손해배상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최근 도심 내 고층 아파트 신축이 늘어나면서 기존 거주자들의 '일조권' 침해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울산지방법원의 판결(2023가합11664)을 통해 일조권 침해의 판단 기준과 손해배상 책임의 주체, 그리고 책임 제한의 범위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평화롭던 아파트 앞마당에 들어선 고층 건물

본 사건의 원고들은 양산시 소재 '태 아파트'의 소유자들입니다. 평온하게 일조량을 확보하며 거주하던 중, 남서쪽 인접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9~30층 규모의 '양산한○○휴아파트'가 신축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신축 공사로 인해 기존에 누리던 햇빛이 차단되어 아파트의 재산 가치가 하락하고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시행사인 '○○토지신탁'과 시공사인 '한공영'을 상대로 공동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일조권 침해의 판단 법리: '수인한도'가 핵심

우리 법원은 인근 건물의 신축으로 일조방해가 발생했을 때, 그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참음)해야 할 한도'를 넘었는지를 기준으로 위법성을 판단합니다.

 

이번 판결에서도 대법원 판례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이 적용되었습니다.

  • 동지일 기준: 08시~16시 사이 총 일조시간이 4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또는,
  • 연속 일조시간: 09시~15시 사이 연속하여 2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위 두 가지 기준 중 어느 하나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원칙적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권 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봅니다. 법원은 감정 결과 원고 아파트 세대들이 신축 후 위 기준을 모두 상실했다는 점을 근거로 시행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3. 시행사와 시공사의 책임 분리: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시행사와 시공사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했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사업 주체인 시행사(○○토지신탁)에 대해서는 일조권 침해에 따른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시공사(한공영)에 대해서는 단순한 수급인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시공사가 설계 변경 등에 관여하거나 시행사와 공동 사업주체로서 이해관계를 같이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계약에 따라 시공 업무를 수행한 것만으로는 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4. 손해배상의 범위와 책임 제한 (70%)

법원은 일조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산정했습니다.

  • 재산적 손해: 골조공사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한 아파트 가치하락분입니다.
  • 정신적 손해(위자료): 실제 해당 세대에 거주하고 있는 소유자들에 한해 세대당 200만 원의 위자료를 별도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법원은 형평의 원칙에 따라 시행사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국토가 좁고 도시화된 환경에서 일조권의 절대적 보장이 어렵다는 점, 피고가 건축 법령을 준수했다는 점, 그리고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며 주변 기반시설이 정비되는 등 긍정적 측면도 함께 고려한 결과입니다.

5. 본안전항변의 중요성: 합의의 효력

이번 사건에서 일부 원고들은 과거 시행 관계자와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소를 취하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원고들의 소제기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로서 심리 없이 '각하' 처리했습니다. 소송 전 합의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맺으며

일조권 소송은 정밀한 일조 분석 감정과 법리적인 책임 제한 논리가 치열하게 맞붙는 분야입니다. 단순히 "해가 안 들어온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수인한도 초과 여부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적절한 책임 주체를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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