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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명의 자동차, 함부로 숨겼다간 '권리행사방해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두철변호사 2026. 2. 22. 12:03

[판례분석] 공동명의 자동차, 함부로 숨겼다간 '권리행사방해죄' 성립할 수 있습니다

흔히 자동차를 구입할 때 할부금이나 대출 문제로 가족이나 지인과 공동명의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내 명의도 포함되어 있으니 내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최근 대법원에서는 공동명의 물건이라 하더라도 저당권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중요한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오늘은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7611 판결을 통해 공동소유물과 권리행사방해죄의 관계를 상세히 짚어보겠습니다.

1. 사건의 발단: 대출 담보로 잡힌 공동명의 벤츠의 행방

이번 사건의 피고인은 본인과 타인의 공동명의(지분 피고인 1%, 타인 99%)로 등록된 벤츠 S350 승용차의 공유자였습니다. 피고인은 이 차량을 구입하며 한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해당 차량에 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피고인은 다른 개인 채무를 갚기 위해 이 차량을 제3자에게 담보로 넘겨주어 숨겼고(은닉), 결국 저당권자인 금융회사가 경매를 진행하려 했을 때 차량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집행이 불능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2. 하급심의 판단: "공동소유물은 '자기의 물건'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은 공동명의인 차량이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죄)에서 규정하는 '자기의 물건'에 해당하는가였습니다.

원심(2심)인 대전지방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자동차 등록명의가 공동으로 되어 있다면, 이는 완전한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 '타인(공동명의자)과의 공유물'이므로,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3. 대법원의 반전: "공유지분 범위 내에서는 '자기의 물건'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환송했습니다. 그 핵심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분권도 소유권이다: 공유물은 각 공유자가 지분 비율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있는 독립된 소유권의 성격을 가집니다. 따라서 공유물은 범인 입장에서 보면 '타인의 소유'인 동시에 '자기의 소유'에도 속합니다.
  • 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법익: 이 죄는 소유자가 자기 물건을 숨기거나 망가뜨려 타인의 제한물권(저당권 등)이나 채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 저당권의 효력: 금융회사의 저당권은 차량 전체, 즉 피고인의 지분에 대해서도 미칩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차량을 은닉한 행위는 자기 지분 범위 내에서 '자기의 물건'을 은닉해 저당권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시사점: 복잡한 지분 관계,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입니다

이번 판결은 "공동명의 물건도 권리행사방해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공유관계를 이용해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행위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법리적으로 공유물은 절도나 횡령죄에서는 '타인의 재물'로 취급되지만, 권리행사방해죄에서는 '자기의 물건'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고도 까다로운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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