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분석] "매절" 계약이면 무조건 저작권 양도일까? 대법원 판결의 시사점
음악, 디자인, 원고 등 창작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할 때 흔히 '매절(買切)'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일괄 지급 후 모든 권리를 넘긴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이 용어가 '저작재산권의 완전한 양도'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른바 '매절' 용어가 포함된 음원 공급 계약의 성격에 대해 창작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의미 있는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다212040 판결)
1. 사건의 개요: 리듬 게임 음원 공급과 권리 귀속의 분쟁
원고는 2011년경 한 게임 회사와 리듬 게임용 음원을 제작하여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매절'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고, 원고는 곡당 일정 금액의 제작비를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해당 음원의 권리 귀속을 두고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원심(2심)은 '매절'이 저작재산권을 양수하는 형태를 의미하며, 회사가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이전받았으므로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 저작권 계약 해석의 대원칙: "불분명할 땐 저작자에게 유리하게"
대법원은 저작권 계약 해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인지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양도 사실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작권은 창작한 때부터 저작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므로 , 이를 타인에게 넘기는 양도 계약은 계약 문언, 체결 동기,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하여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3. '매절' 용어만으로 저작권 양도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
대법원이 이 사건 계약을 저작재산권 양도로 보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명시적 제외 조항의 존재: 계약서상 '판권(사업화 권리)'은 이전하되, '저작권'은 제외한다는 문구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 '매절'의 다양한 의미: 대법원은 '매절'이 출판 대가를 인세 방식이 아닌 일시불로 지급하는 '대금 지급 방식'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곧바로 저작재산권 양도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 계약 목적의 달성 가능성: 게임 회사가 음원을 게임 사업에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권리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계약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으며, 반드시 저작재산권 자체를 양도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4. 결론 및 법적 시사점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계약서에 '매절'이라는 단어가 있거나 독점적 사용권이 부여되었다 하더라도, 저작재산권 양도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다면 권리는 여전히 창작자에게 남아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창작자라면 계약 체결 시 자신의 소중한 권리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전문가와 함께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기업 측에서도 향후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권리 이전 범위를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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