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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의 허위 은행조회서 발행과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이두철변호사 2026. 1. 28. 12:06

 

[최신판례분석] 금융기관의 허위 은행조회서 발행과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최근 대법원(2025다211537 판결)은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 과정에서 발생한 '허위 은행조회서' 사건과 관련하여, 인수인인 증권사들이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장기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산점인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사건의 발단: 중국 기업의 '가짜' 재무제표와 국내 상장

사건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유한공사인 '소외 1 회사'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증권예탁증권(DR)을 상장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과 인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당시 회계법인은 감사를 위해 피고 은행들로부터 해당 기업 자회사의 계좌 잔액이 담긴 은행조회서를 교부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조회서는 위조되었거나 허위로 발급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약 1,100억 위안이 있어야 할 은행 잔고가 실제로는 9,300만 위안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증권사(원고들)는 공모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인수하며 2011년 1월 17일 인수대금을 납입했습니다.

2. 소송의 쟁점: 10년의 장기소멸시효, 언제부터 시작되나?

이후 해당 종목은 상장 폐지되었고, 증권사들은 2021년 10월 13일에 이르러서야 은행을 상대로 민법 제756조(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은행들의 직원들 또는 그들로부터 지시를 받은 제3자가 소외 1 중국공사와 공모하였습니다. 이에 "은행 직원이 가짜 잔고 증명서를 끊어주어 증권사들이 이를 믿고 주식을 인수했다가 손해를 보았다면, 그 직원을 고용한 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민법 제756조가 적용된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의 장기소멸시효가 지났는지 여부였습니다.

  • 원고(증권사) 측 주장: 상장 폐지나 거래 정지 등 손해가 구체화된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 법원의 판단: 인수대금을 납입한 날(2011. 1. 17.)이 곧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날이다.

3. 대법원의 판단 근거: "대금 납입 시 손해는 현실화되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가 시효로 소멸했다고 보았습니다.

  • 손해 발생의 현실성: 원고들이 허위 기재된 증권신고서를 신뢰하여 실제 가치보다 높게 산정된 인수대금을 지급하고 증권을 취득한 순간, 손해는 이미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 가치 산정의 가능성: 설령 이후에 거래가 정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주식의 실제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대금 납입 시점에 손해를 확정할 수 있습니다.
  • 권리남용 부정: 피고 은행들이 원고들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거나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시사점: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이번 판결은 금융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인지한 즉시 법률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가해 행위의 결과가 현실적인 것으로 된 때'부터 시효가 진행되므로, 복잡한 금융 거래일수록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기산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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