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분석]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는 영업양도와 신의칙 무효 주장
회사의 핵심 자산인 부동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나중에 회사가 스스로 그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일까요? 최근 대법원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인한 무효 주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다210092(본소), 2025다210093(반소) 판결]
1. 사건의 발단: 허위 의사록으로 진행된 부동산 매각
자동차 제조업체인 원고(주식회사 ○○○)는 2020년경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회사의 부동산을 이사들(소외 1, 소외 2)에게 매각하고 그 대금을 배당금과 상계하기로 결의했다는 내용의 의사록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해당 주주총회나 이사회는 실제로 개최된 적이 없는 '허위'였고, 주주 5%를 보유한 소외 3의 동의도 없었습니다. 이후 이사 중 한 명인 소외 1은 자신의 명의로 이전된 지분을 담보로 은행(피고)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고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2. 소송의 쟁점: 특별결의 부존재와 신의성실의 원칙
원고 회사는 소외 1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 등기에 터 잡아 근저당권을 설정한 은행 및 대부업체(피고들)를 상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없었으므로 매매계약은 무효이며, 따라서 근저당권 설정등기도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원심은 매매계약이 무효인 것은 맞지만, 회사가 이제 와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피고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강행법규 위반 무효 주장은 권리남용이 아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습니다. 주요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한 강행법규 :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영업의 중요한 일부 양도 시 특별결의)는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법규입니다. 이를 위반한 계약은 상대방의 선의·악의 여부와 상관없이 무효입니다.
- 신의칙 적용의 엄격성 : 강행법규를 위반한 자가 스스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을 신의칙으로 막는다면, 오히려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무효 주장은 정당합니다.
- 회사의 적극적인 권리 행사 : 원고 회사는 허위 의사록 작성 후 약 3개월 만에 원상회복 합의를 시도했고, 소외 1이 거부하자 즉시 말소 소송과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회사의 무효 주장이 정의관념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4. 시사점: 절차적 정당성의 중요성
이번 판결은 법인 운영에 있어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같은 절차적 정당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특히 '1인 회사'나 '가족 회사'와 유사한 구조의 법인에서도 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자산 처분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으며, 그 무효 주장은 폭넓게 허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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