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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인사단의 하부조직, 독자적인 당사자능력이 인정되려면?

이두철변호사 2026. 1. 27. 07:31

[판례분석] 비법인사단의 하부조직, 독자적인 당사자능력이 인정되려면?

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 해당 단체가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당사자능력'이 있는지는 소송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서울특별시○○○운송사업조합 산하 복지회의 독립적 지위를 부정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의 최신 판례인 2025다209990 할당금환불금지급 청구의 소 사건을 분석하여,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에 관한 법리적 시사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복지회 탈퇴와 환불금 거절

사건의 원고들은 운송사업조합의 조합원들로, 조합 내 설치된 '복지회'에 입회하여 할당금을 납부해 왔습니다. 이후 원고들은 복지회를 탈퇴하며 규정에 따른 할당금 환불을 청구했으나, 복지회 측은 "개정된 규정에 따라 조합원 자격을 상실할 때까지 지급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복지회 규정 개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비법인사단의 법리와 원심의 판단

법리적으로 어떤 단체가 비법인사단으로서 당사자능력을 갖추려면 다음과 같은 요건이 필요합니다:

  • 고유의 목적을 가진 사단적 성격의 규약 존재
  • 의사결정기관 및 대표자 등 집행기관의 조직 구성
  • 다수결의 원칙에 의한 운영
  • 구성원의 변동과 관계없는 단체 자체의 존속
  • 독립된 자산의 관리 및 재산 구조 확정

제1심과 원심은 이 사건 복지회가 임직원과 조직을 갖추고 고유 자산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조합과는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사단이라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3. 대법원의 반전: "독립된 실체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권으로 복지회의 당사자능력을 다시 검토한 끝에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독자적 대표기관의 부재: 복지회 규정에 따르면 조합의 이사장이 복지회장을 겸임하고, 조합의 임직원이 복지회 임직원을 당연직으로 맡게 되어 있었습니다. 복지회원들이 스스로 대표를 선출할 절차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의사결정 기구의 종속성: 복지회 규정상 언급된 '총회'나 '대의원회'는 모두 조합의 기구일 뿐, 복지회만의 독립된 의결 기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재산적 독립성 미흡: 복지회의 자산이 조합의 자산과 명확히 분리되어 귀속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우며, 예산 집행과 결산 역시 조합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이 사건 복지회를 조합의 단순한 하부기관으로 보았을 뿐, 별개의 비법인사단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법적 시사점과 대응 방향

이번 판결은 단체의 외형적인 조직 구성보다는 운영의 실질적인 독립성이 비법인사단 판단의 핵심임을 재확인해주었습니다.

만약 피고(복지회)에게 당사자능력이 없다면 해당 소송은 부적법해질 수 있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이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아, 환송 후 법원에서 조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것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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