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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척기간이 지나도 하자보수 청구가 가능할까?

이두철변호사 2025. 11. 11. 15:01

🔹 제척기간이 지나도 하자보수 청구가 가능할까?

― 인천지방법원 “하자보수 시도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가능” 판단

(인천지방법원 1992.10.23. 선고 90가합21137 판결)

하자담보책임은 민법상 도급계약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수급인이 부담하는 책임이다.
통상적으로 그 청구는 목적물 인도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 제척기간의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이 기간이 지난 후에도 하자보수나 계약해제가 인정될 수 있을까?

이번 판결은 바로 그 점을 다룬 사례로, 제척기간이 지나더라도 수급인이 보수를 시도했다면 계약해제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 사건의 사실관계

원고 회사는 전기제품 제조업체로, 피고 회사(용접기 제작업체)로부터 TIG 자동용접기 1세트를 납품받았다.
계약상 납품기한은 1988년 11월 30일, 대금은 2,500만 원, 하자보증기간은 인도 후 1년이었다.

피고는 1989년 1월 25일 용접기를 납품하였고, 시운전까지 마쳤다.
그러나 사용 과정에서 용접속도 조절 불가, 불량률 45% 이상 등 심각한 성능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는 수차례 하자보수를 요청했고, 피고는 실제로 여러 차례 수리를 시도했으나 근본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원고는 1990년 7월경 용접기 회수를 요청했고, 피고는 이를 인정하며 기계를 가져갔으나
“수리비 5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보수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수차례 서면으로 수리이행을 촉구했으나 피고가 응하지 않아, 1991년 1월 소송을 제기하며 계약해제 의사를 통보하였다.


🔹 법원의 판단 요지

법원은 다음과 같이 명확히 판단했다.

① 제척기간의 목적은 ‘불안정 상태 해소’

도급계약에서 하자담보책임의 1년 제척기간은,
하자판정의 곤란을 방지하고 수급인을 장기간 불안정하게 두지 않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도급인이 이미 하자보수를 청구하여 수급인이 이를 시도했다면,
그 시점에서 하자의 내용과 책임관계가 이미 확정되므로 더 이상 제척기간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② 하자보수 시도 후에도 미이행 시 계약해제 가능

수급인이 하자보수를 시도했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이는 도급인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이므로,
제척기간이 지나더라도 채무불이행(보수불이행)에 따른 계약해제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즉,

  • 도급인이 1년 내 하자보수를 요구했고,
  • 수급인이 이를 실제로 수행하거나 약속했으며,
  • 이후에도 상당기간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계약은 신의칙상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③ 본건의 경우

원고는 인도 직후부터 반복적으로 보수를 요청했고, 피고는 수차례 보수를 실시했지만 하자가 제거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수리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기계를 보관 중이므로,
원고는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법원은 피고에게 기계대금 2,500만 원 반환 및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령하였다.


🔹 판결의 법리적 의의

이 판결은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에 대한 유연한 해석을 보여준다.
즉, 제척기간이 절대적 소멸기한이 아니라, 도급인의 권리행사 및 수급인의 행태에 따라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제척기간 내에 하자보수청구가 이루어졌다면,
    그 청구는 이미 ‘유효하게 행사된 권리’로서 일반채권처럼 존속한다.
  • 따라서 이후 하자보수 불이행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도급인은 손해배상 또는 계약해제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형식적 기간만을 이유로 도급인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을 방지하고,
수급인이 스스로의 귀책사유로 책임을 면하는 불합리를 막기 위한 합리적 해석이다.


🔹 실무적 시사점

  1. 제척기간이 지나도 포기하지 말 것
    • 하자보수 요청이 제척기간 내에 있었다면, 여전히 손해배상·해제 가능성이 존재한다.
  2. 하자보수 시도의 증거 확보가 중요
    • 수리요청서, 문자, 이메일, 공문 등은 보수의무 인정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다.
  3. 신의칙 및 형평의 원칙 적용 가능
    • 수급인이 보수를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은 경우,
      제척기간 경과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
  4. 계약서에 하자보수 절차를 명확히 기재
    • “하자 발생 시 수급인은 즉시 무상 보수” 등의 조항이 분쟁 시 결정적 역할을 한다.

🔹 결론

이 판결은 도급계약에서의 하자담보책임이 형식적 기간에만 종속되지 않음을 분명히 한 대표 사례다.
특히, 수급인의 하자보수 시도 및 미이행이라는 현실적 요소를 반영함으로써
법률적 형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조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하자보증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권리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보수요청 이력, 수급인의 태도, 하자의 중대성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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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철 변호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4년 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설비를 관리하며 기계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기계 소송 전문 변호사로서 기계와 법률을 접목시켜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