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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계 제조 및 설치계약 관련 추가공사대금 청구와 목적물 하자로 인한 상계·계약해제 사례

이두철변호사 2026. 5. 18. 18:31

[판례분석] 추가공사대금 청구와 목적물 하자로 인한 상계·계약해제 사례

공사도급계약 체결 후 실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는 바로 '추가공사대금의 인정 여부'와 '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대금 공제 및 계약 해제' 문제입니다. 도급인은 하자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부하고, 수급인은 추가된 공사만큼 돈을 더 달라고 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2020나24907 공사대금) 판결은 이러한 공사대금 분쟁에서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계약의 성격 판단', '추가공사 사실의 인정 기준', 그리고 '일부 계약해제 및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과의 상계 법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보여주는 리딩 케이스입니다.

1. 기계 제조·설치 도급계약과 대금 미지급 분쟁의 시작

식품기계 제조 및 설치업체인 원고(주식회사 A)는 커피 도소매업체인 피고(B 주식회사)와 약 4억 8,320만 원 규모의 기계 제조, 수입, 납품 및 설치 공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는 지급되었으나, 원고가 공사를 완료한 후에도 피고는 미지급된 중도금과 잔금, 그리고 추가 공사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미지급 공사대금과 추가공사비를 합산하고 하자보수비용을 공제한 금액에 부가가치세를 더하여 총 1억 6,154만 원 상당의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쟁점 1: '턴키 계약' 주장과 추가공사대금의 인정 여부

재판 과정에서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수급인이 모두 책임지는 이른바 '설계시공일괄입찰(Turn-Key Base)' 방식의 계약이므로, 원고가 수행한 추가공사는 계약을 보완하는 것에 불과하여 추가 대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턴키 계약에 대해 "수급인이 도급인의 설치목적을 이해한 후 이에 맞는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스스로 공사를 시행하여 그 성능을 보장하는 계약"이라는 대법원 법리를 인용하면서, 이 사건 계약서 및 견적서의 내용만으로는 이를 턴키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법원 감정인의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하여, 당초 계약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케그 스팀 세척기, 커피 추출라인, 온수 보일러 설치 등의 항목을 원고가 실제로 피고의 요청에 따라 추가 공사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의 착오 취소 주장도 배척되었으며, 약 4,454만 원의 추가공사대금 채권이 원고에게 인정되었습니다.

3. 쟁점 2: 시제품의 부적합과 일부 계약해제 및 하자보수 법리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피고가 맞서 주장한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및 일부 계약해제' 법리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납품한 목적물 중 상당한 항목에서 계약 사양 미달 및 치명적인 하자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 컨베이어 및 캡 자동공급기: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치되거나 필수 기능이 누락되어 수리 및 보수 비용이 인정되었습니다.
  • 냉동기 부분: 계약상 합의된 사양(30RT)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20RT)을 설치한 것이 확인되어 사양 차액과 설치비 등을 고려한 하자보수비용 1,750만 원이 공제되었습니다.
  • 후처리 살균냉각기 (일부 계약해제): 견적서상 온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당한 온도 편차가 발생했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되었습니다. 감정 결과 현실적으로 하자 보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법원은 피고의 '일부 해제 의사표시'를 받아들여 해당 대금 1억 원을 전액 공제했습니다.
  • 말통충진기 (일부 계약해제): 계약 사양(테이블 상부 계량, 분당 30ℓ 충진)과 전혀 다른 사양(바닥 배치, 노즐 및 로드셀 없음, 분당 15ℓ 충진)의 제품을 공급한 점이 인정되어 이 부분 계약 역시 일부 해제되었고 대금 750만 원이 공제되었습니다.

4. 법원의 결론: 대등액 상계 후 최종 지급액 산정

법원은 원고의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9,601만 원)과 추가공사대금 채권(4,454만 원)을 합산한 금액에서, 피고가 가지는 하자보수 및 일부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 총 1억 2,700만 원을 대등액에서 소멸(상계)시켰습니다.

그 결과 남은 공사대금 원금은 1,355만 원이 되었고, 여기에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최종 지급해야 할 금액은 14,912,000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지연손해금의 경우 피고가 이 사건 의무의 범위에 대해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항소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상 연 6%, 그 다음날부터는 소송촉진법상 연 12%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선고되었습니다.

5. 변호사의 시선 : 공사대금 분쟁, 서류와 감정이 성패를 가릅니다

이번 판례는 공사도급계약에서 계약서의 성격(턴키 여부)을 명확히 하는 것과, 추가 공사 발생 시 반드시 문서로 합의를 남겨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만약 수급인인 원고가 명확한 내역과 감정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면 추가공사대금을 인정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동시에 도급인 입장에서도 목적물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객관적인 감정을 통해 하자의 존재와 보수 불가능 여부를 입증함으로써 거액의 대금 청구 방어와 일부 계약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공사대금과 하자 소송은 건축·기계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법원의 감정 절차를 철저하게 활용해야 하는 복잡한 영역입니다. 유사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초기 단계부터 계약서 체결 경위와 시공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줄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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