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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 기중기 파손 사고, 작업계획서 오류와 안전장치 미작동이 부른 책임의 향방

이두철변호사 2026. 5. 1. 10:37

[판례분석] 기중기 파손 사고, 작업계획서 오류와 안전장치 미작동이 부른 책임의 향방

오늘은 항만 하역 작업 중 발생한 대형 기중기 파손 사고와 관련하여, 보험사가 작업 지휘 주체 및 기중기 소유주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가 왜 기각되었는지, 법원의 판단 근거를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010022 구상금 사건 판결입니다.

1. 사건의 발단: 106톤 화물 인양 중 발생한 기중기 붐대 파손 사고

2017년 군산항에서 하역 업체인 피고 B의 지휘 아래, 피고 C 소유의 기중기(제1기중기)와 소외 E 소유의 기중기(제2기중기)가 106톤의 화물을 공동 인양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작업 도중 제1기중기의 와이어로프가 파단되면서 화물의 하중이 갑자기 제2기중기로 쏠렸고, 이 충격으로 제2기중기의 5단 붐이 꺾여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제2기중기의 보험사인 원고는 약 9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후, 작업 지휘자인 피고 B와 제1기중기 소유주인 피고 C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쟁점 1: 작업 지휘자의 '안전관리 주의의무 위반' 여부

원고는 피고 B의 직원이 제2기중기의 제원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작업 신호를 보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B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계약의 성질과 정보 제공 의무: 해당 계약은 단순 임대차가 아닌 '도급'에 가까우며, 기중기의 구체적인 제원과 능력은 이를 제공한 E 측이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 작업계획서의 오류 출처: 작업계획서상 제2기중기의 제원이 잘못 기재된 것은 기중기 제공 업체인 E 측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지휘의 정당성: 피고 B는 E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제원을 신뢰하여 작업을 진행했을 뿐이며, E 측이 장비 능력에 맞는 위치를 선정하지 못한 점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3. 쟁점 2: 제1기중기 와이어로프 결함과 사고의 인과관계

원고는 피고 C가 제1기중기의 와이어로프 교체 주기를 훨씬 넘겨 방치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조사 결과, 해당 로프는 설계상 사용 시간(1,600시간)과 교체 주기(2년)를 크게 초과하여 사용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인과관계' 측면에서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설령 와이어로프가 파단되지 않았더라도, 제2기중기의 제원 오류로 인해 이미 제1기중기에 가해진 하중이 과도했으므로 기중기 자체가 전도되는 등의 사고는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와이어로프의 하자와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4. 결정적 패소 요인: 안전장치 미작동과 운전자의 부주의

법원은 감정인의 의견을 인용하여, 제2기중기 운전자가 위험한 작업반경까지 장비를 조작했음에도 이를 차단해야 할 '초과하중 안전장치'가 고장 났거나 꺼져 있었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명백히 기중기 제공 측인 E의 잘못이며, 이러한 안전장치만 정상 작동했어도 대형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5. 시사점: 도급 계약에서의 책임 소재와 객관적 데이터의 중요성

이번 판결은 대형 장비 사고에서 단순히 '지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장비 제공 업체가 정확한 제원 정보를 제공할 의무안전장치 유지 관리 책임이 사고 책임 분담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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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철 변호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4년 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설비를 관리하며 기계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현재 기계 소송 전문 변호사로서 기계와 법률을 접목시켜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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