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된 배당금을 포기한다고요?" 채무자의 꼼수를 막아낸 배당이의 승소 사례
오늘은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채무자가 임의로 채권액을 감축하는 '채권계산서'를 제출했을 때 그 효력을 부인하고 압류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한 최근 판례(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가단153597)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근저당권 배당금에 대한 압류와 추심
본 사건의 피고 B는 본인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E와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E는 해당 근저당권에 기해 부동산 임의경매를 신청하였습니다. 경매 결과 부동산은 약 1억 8,923만 원에 낙찰되었고, E는 1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배당을 받을 권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원고인 주식회사 A는 E에 대한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었으며, E가 경매 절차에서 제3채무자인 대한민국으로부터 배당받을 금액 중 26,065,400원에 대하여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이를 송달시켰습니다.
2. 채무자의 석연치 않은 채권액 감축 시도
문제는 압류 명령이 송달된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채무자 E는 배당기일을 앞두고 갑자기 "피고(B)에 대한 채권액이 사실은 1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채권계산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법원은 E의 채권액을 100만 원으로 보고, 이를 압류권자인 원고와 다른 은행에 안분 배당한 뒤, 나머지 1억 8,646만 원의 거액을 소유자인 피고 B에게 배당하는 배당표를 작성하였습니다. 원고 입장에서는 E의 근저당권 최고액(8,400만 원) 범위 내에서 충분히 채권을 회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E의 갑작스러운 채권 감축으로 인해 단 684,753원만을 배당받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3. 핵심 법리: 압류 후 채무자의 '채권 감액'은 무효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압류 및 추심명령 송달 후 채무자가 제출한 감축된 채권계산서의 효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명확한 법리적 판단을 내렸습니다.
- 처분금지효 위반: 민사집행법 제227조에 따라 압류명령이 송달되면 채무자는 채권의 처분, 영수, 포기, 면제 등을 할 수 없습니다. E가 채권액을 100만 원으로 감축하여 신고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배당금 청구권의 포기와 동일하므로,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여 무효입니다.
- 권리관계의 구속: 비록 채무자가 경매 신청 자체를 취하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있으나, 경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압류된 채권액만을 포기하는 것은 압류 채권자를 해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합니다.
- 통정허위표시 주장 기각: 피고 측은 애초에 근저당권이 허위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선의의 제3자이므로 이러한 허위표시의 무효를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결론: 원고의 승소와 배당표 경정
법원은 E가 제출한 당초의 차용증 등에 근거할 때, 배당일까지의 채권액이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인 8,400만 원을 초과함이 명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자신의 압류금액 전액인 26,065,400원을 모두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하며, 피고의 배당액을 줄이고 원고의 배당액을 증액하는 배당표 경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채무자가 압류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임의로 채권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감액하는 꼼수가 법정에서 통용되지 않음을 확인해 준 사례입니다. 정당한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배당 절차에서 예상치 못한 방해를 받고 계신다면, 법률 전문가와 함께 배당이의의 소 등을 통해 권리를 적극적으로 되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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